최근 일제강점기에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최종 결정을 내리며 다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신라면·너구리 등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던 식품전문기업 ‘농심’이 전범기업으로 낙인 찍힌 일본의 아지노모토와 경기도 평택에서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파만파다.
아지노모토는 지난 1909년 설립 당시 ‘스즈키 제약소’라는 사명으로 조미료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직후인 지난 1946년 현재의 아지노모토로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경기도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종합식품기업 아지노모토(味の素)가 한국의 농심과 협력해 경기도 평택 포승 농심공장 부지에 즉석분말스프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생산 시판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본사에서 경기도와 아지노모토, 농심이 경기도 평택에 공장 설립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경기도
이날 김진흥 경기도 행정2부지사와 모토하시 히로하루(本橋 弘治) 일본 아지노모토 부사업본부장이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총 2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로 평택 포승에 위치한 기존 농심공장 내 일부 부지에 즉석식품 생산공장을 설립할 전망이다.
또한 경기도와 평택시에서는 공장 준공과 향후 운영에 따른 행정지원 등을 제공하는 데 힘쓸 방침이라고 경기도 측은 설명했다.
지난 2012년 2월 29일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발표한 일본 전범기업 명단 중 일부./출처=이명수 의원실
문제는 이번에 농심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아지노모토는 지난 2012년 2월 29일 당시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발표한 현존하는 전범기업 34개 가운데 포함된 기업이라는 점이다.
당시 이명수 의원은 일본전범기업 2차 명단을 발표하면서 ▲근로정신대라는 미명 아래 어린 소녀들을 착취한 기업 ▲자신들이 매몰한 홋카이도 아사지노 비행장 우리동포 유해 발굴조차 외면한 기업 ▲중국 해남도에 천 여 명의 조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기업들 등 3가지 선정 기준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확인해보겠다”면서도 “그렇게 따지면 예전에 국내 굴지의 조미료 기업도 아지노모토와 사업을 진행했었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접어든 산업화 시대에는 우리나라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본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기 때문에 국민 정서를 뒤로 하고 강행했을 수도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다른 기업들도 많은데 구태여 전범기업과 사업을 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국내 입찰제한 지킴이로 활동해 온 이명수 의원은 “국민 정서상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사기업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막거나 규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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