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류중인 운영자 A 씨 출석요구
-해외 만화 번역해 인터넷에 게시
-TF 수사 박차…불법사이트 줄줄이 폐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국내 최대의 불법 만화 사이트로 알려진 마루마루가 지난 20일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은 불법 만화사이트들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체부 특별사법경찰은 최근 마루마루의 핵심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만화 스캔본 등을 올려온 이들 관계자들에게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닉네임 ‘붕마루(혹은 우마루)’로 알려진 운영자 A 씨는 해외에 체류중인 상태다. 특사경 측은 A 씨에게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루마루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국내 최대규모의 사이트다. 이들은 해외에서 만화가 정발되면 ‘원본’과 ‘번역’, ‘식자’ 등으로 역할을 나누는 분업 체계를 갖췄다. 원본은 만화 스캔본을 구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번역이 스캔본의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식자가 이를 만화에 입혀 ‘마루마루.인(marumaru.in)’이라는 도메인을 통해 공유해 왔다. 국내에서 단행본이 발간되는 것보다 속도가 빨랐고, 많은 누리꾼들이 만화를 구매하는 대신 마루마루를 통해서 불법 스캔된 만화를 읽었다.
마루마루 측은 도메인에 광고를 유치하면서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도메인에 대한 트래픽(페이지뷰) 조회 사이트인 ‘시밀러웹(SimilarWeb)’이 집계한 순위에서 마루마루는 현재 국내 도메인 중 19위. 애니메이션 카테고리에서는 전세계 15위를 달리고 있다. 트래픽의 76.4%는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최근 문체부와 경찰청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올해 중순부터 저작권을 침해한 사이트들을 집중단속하고 있다.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나 서버를 둬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업체들이 주요 대상이다. 올해 들어 불법 만화사이트 ‘먹투맨’, ‘장시시’, ‘마나스페이스’ 등이 줄줄이 경찰에 입건됐다. 마루마루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오직 독일 사법과 시에라리온 치외 국제사법에 따라 규율되어지고 해석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해왔고, 이같은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루마루는 메인 도메인을 두고, 만화는 별도의 다른 사이트에 공유해왔다. 마루마루에서 원하는 만화를 검색해 클릭하면, 만화가 저장된 외부사이트로 페이지가 연결되는 방식이다. 마루마루 메인 도메인은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와 같은 역할을 해왔고, 만화사이트와는 아웃링크를 통해 연결됐다.
최근까지는 세부 사이트로 ‘와사비시럽’이라는 도메인이 사용됐다. 이전에는 ‘윤코믹스’, ‘쉔코믹스’, ‘망가우마루’ 등 다른 도메인이 이용됐다. 이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저작권법 위반으로 인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분석됐다. 저작권법 위반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만화를 공유하는 세부 사이트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 만화사이트 대표자들이 줄줄이 경찰에 입건된 데 이어 마루마루 또한 사이트가 폐쇄되면서, 불법 만화사이트에 대한 단속은 점차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사안은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유관기관들이 공조를 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작성 (0/1000) 비밀글 (체크하시면 운영자와 글 작성자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