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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기전에, 너는 군대나 나오고 그런 소리를 하는거냐고 물으시는 분들을 위해
저는 2011년 7월 4일부로 현역 육군 병장으로 제대를 했다는 것을 밝힙니다.
저는 훈련소 면회에 대하여 피해를 본 것은 없고 이득을 본 것도 없지만, 그래도 육군으로 제대한
예비역으로써 또 사회복지사가 꿈이기에 앞으로 군대에 입대할 수 많은 장병들의 복지를 위해
글을 남깁니다.
....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최근에 훈련소에서 8주 교육을 받고 난 뒤에 부모님들을 초청하여 퇴소식 및 식사 등을 하는 등 훈련소
면회가 다시 부활하였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군대 안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퇴소식 할 때에는 면회가 부활되지 않았었고,
훈련소 면회라는 것을 아예 몰랐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저와 제 동기들이 이야기를 나누니 "군대 참 좋아졌다, 군대 진짜 편해진다" 등의 장난섞인
말들을 하며 넘겼습니다.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휴가를 나와서 TV를 보던 중에 퇴소식을 하는 훈련소 현장을 찍은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껴안고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는 부모님들의 모습, 여자친구와 껴안고 우는 병사
등 많은 장병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 가장 띄는 병사들은 가족도, 여자친구도 없는
장병들이었습니다.
아무도 곁에 없는, 그래서 조교들이 계급장을 달아주고 또 격려하는 모습은 안쓰러웠습니다.
제가 퇴소를 할 때에는 자기가 계급장을 바느질해서 옷에 달고 조교들과 인사를 나눈뒤 서로 뿔뿔히
흩어지는건 당연한 것이고 헤어짐에 굉장히 슬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감정을 서로가 갖는 것이 아닌 '없는' 장병들만의 초라한 퇴소식이 되었습니다.
........
군대는 '보급품'이라는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개인에게 똑같이 지급하는 것들이죠. 칫솔, 치약, 런닝 등등
모두가 똑같은 옷과 똑같은 세면도구를 씁니다. 이렇게 보급품을 나누어주며 사제 물품 쓰는 것을 막는
이유는 군대 안에서의 '평등' 입니다. 누구는 비싼 기능성 런닝 입고 있고 누구는 보급 런닝 입고..
그 통제된 집단인 군대에서마저 빈부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뭐 별거냐 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런적이 없었으니까요. 모두가 똑같은 물품을 씀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갖고 생활함과 동시에
집단 내에 위화감이 돌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군대에서 힘들게 8주간 훈련 받은 훈련병들을 상대로 여자친구, 가족 등과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거기서 그냥 아쉬워하거나 무시하며 자대를 가는 장병들도 있습니다. 그런거 봐도 개의치 않는
장병들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장병들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물론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의 마음이나 연인인 여자친구의 마음은 이해합니다.
한시라도 더 빨리 보고 싶은 마음 누가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솔직히 면회, 굳이 훈련소 8주 끝나고 안해도 됩니다. 자대 가서 바로 그 주 주말에 면회 됩니다.
한주만 더 참으면, 훈련소때는 그냥 밥먹고 조금 있다가 헤어지지만 자대에서 면회는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되니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예를 들면, 말년휴가를 끝마치고 복귀할 때에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고 간부들이 말합니다.
왜냐하면 누구는 뭐 사왔다, 저거 사왔다 하면 그 중에서도 조금 형편이 어려운 장병은 부담감을 갖기
때문입니다.
군대와 사회는 다릅니다.
사회가 아무리 고개를 치켜세워 하늘을 본다해도 군대만큼은 고개를 숙여 땅을 봐야 합니다.
장병복지 차원에서 훈련소 면회를 없애주었으면 합니다.
** 훈련소를 기간을 5주로 잘못 기재하여 수정합니다. 혼란드려 죄송합니다.
*** 안녕하세요. 제 글을 읽어주신분들, 또 덧글 남겨주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이 제 미니홈피까지 찾아주셔서 글 남겨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에는 제 글이 이정도까지 퍼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이 글은 제가 군 복무하던 시절에 쓰려고했는데, 군인의 신분으로써는 쓸 수 없었기에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쓰게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댓글까지 남겨주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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