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만화 '네모바지 스폰지밥' 원작자 스티븐 힐렌버그. /AFPBBNews=뉴스1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원작자 스티븐 힐렌버그 감독이 루게릭병(ALS)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7세.
27일(현지시간) 스폰지밥 제작사 '니켈로디언'은 트위터에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창작자 스티븐 힐렌버그의 사망 소식을 공유하게 돼 슬프다"면서 "오늘 우리는 그의 삶과 작업을 기리기 위해 묵념한다"고 밝혔다. 힐렌버그 감독은 앞서 지난해 3월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는 희귀병인 루게릭병 진단 소식을 알렸다. 당시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스폰지밥을 계속 제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해양 생물학자 출신인 힐렌버그 감독은 바다와 그림에 대한 애정을 담아 스폰지밥 시리즈를 1999년부터 제작해왔다. 해저 모래바닥을 배경으로 한 '비키니 시티'라는 가상 수중 도시에서 의인화된 스펀지 '스폰지밥'이 불가사리 친구 뚱이와 문어 징징이 등 해저 생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힐렌버그 감독이 지난 20년 동안 제작한 250여 편의 에피소드와 영화는 50여개 언어로 번역돼 200개 넘는 국가에서 방영됐다. 특히 작품 속 독특한 캐릭터들과 그의 세계관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을 받았다. 스폰지밥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작품에 나오는 노래들은 '월요송,' '바지송'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2일 미국 뉴욕시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아 열린 축제에 스폰지밥 풍선이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폭스뉴스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다양한 스폰지밥 캐릭터들은 아이와 부모, 그리고 대학생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며 "지난 20년 간 한 번도 인기를 놓친 적 없는 스폰지밥 시리즈는 2000년대의 다른 대중문화와 견줄 만한 하나의 (문화)현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힐렌버그는 지난 2001년 "지치고 빛바랜 세계에서 스폰지밥만이 순진무구하다는 것이 이 쇼의 핵심"이라며 "나머지는 그냥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인기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스폰지밥은 최고의 미국 TV프로그램에 시상하는 에미상을 4차례 받았다. 힐렌버그 감독도 올해 초 애니메이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 에미상을 수상했다.
니켈로디언은 "힐렌버그는 니켈로디언 모두의 사랑스러운 친구이자 파트너였다"며 "그는 스폰지밥에 독특한 유머와 순진함을 불어넣어 전 세계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기쁨을 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독창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은 낙관주의, 우정,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의 힘을 상기시키며 오랜 기간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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