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오늘밤 김제동’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장 인터뷰 논란
국제적으로 비판받고 있는 북한의 세습과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고, 시진핑 (중국 주석)이나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20년 넘게 하는데 왜 거기는 세습이라고 이야기 안 하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에 가서 살고 싶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돈도 없고, 그럴 생각이 없다. 솔직히 (북한을 실제로) 본 적이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생각할 자유’를 달라는 것”이라며 “그걸 이야기하면서 (금기를) 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의 발언에 대해 패널로 출연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북한의 3대 세습과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동일시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지금 탄핵을 당했지만, 선거를 통해 당선됐기에 그 지위에서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함께 패널로 나온 신지예 녹색당 공동위원장은 “(김 단장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칭송이나 숭배라기보다 우리 사회 금기를 깨고 싶었던 것 같다”며 “다만 조금 더 세련됐더라면 오해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의 주장이 여과없이 방송된 것을 두고 KBS 공영노동조합은 5일 성명을 내고 “공영방송 KBS가 보도할 내용이 맞는가. 마치 북한 중앙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KBS 공영노조는 “KBS가 김정은 남한 방문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총대라도 맨 것인가”라며 “국민 모두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국가 기간방송이 어떻게 현행법에 반국가 단체로 규정된 북한의 김정은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발언을 그대로 방송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국민이 아니라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국민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정말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 단장 발언을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민영방송도 아니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이처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준다는 건 전파 낭비”라며 “KBS측에 이런 주장을 여과없이 실어준 이유와 취지에 대해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이달 3일부터 보도프로그램인 ‘뉴스라인’을 폐지하고 해당 시간에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확대 편성했다. 시작 시각을 기존보다 30분 당겨 월~금 밤 11시에 방송하고, 방송 시간도 10분 늘렸다.
‘오늘밤 김제동’은 지난 9월 시작 이래 김제동씨의 고액 출연료, 2%대에 머무는 저조한 시청률, 자질 논란 등으로 줄곧 도마위에 올랐다. 3일 방송에선 러시아 혁명가 미하일 바쿠닌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김제동씨가 “(바쿠닌은) 러시아 이전에 구 소련 사람이 아니냐? ”고 물었다가 전원책 변호사가 “1850년 무렵 활동한 분인데 무슨 구소련이 나오냐”고 핀잔을 주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김씨는 재차 “1850년이면 소련이 다 분할되기 전 아니냐”고 물어 구설에 올랐다. 구 소련은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성립된 국가로 1991년 해체됐다.
아 내 세금 살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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