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직에서 물러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지성(38)이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직에서 1년 만에 물러난다.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성은 최근 본부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축구협회는 몇 차례 만류했지만 박지성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곧 적지 않은 폭의 조직 개편을 할 예정인데 이 시기에 맞춰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자신의 사임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인계 보고서를 충실히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만든 JS파운데이션 이사장, 친정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앰버서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회공헌분과위원,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도 영국 런던에서 머물며 계속해서 행정가 준비를 할 계획이다.
박지성은 지난 해 11월 한국 유소년 축구 장기발전 계획을 수립할 유스전략본부장에 깜짝 선임됐다. 당시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부진과 거스 히딩크 감독 영입설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개혁을 약속했고 기존 집행부 핵심 임원을 물갈이하고 ‘젊은 피’를 수혈하며 박지성을 영입했다.
2014년 은퇴 후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의 길을 걷고 있던 박지성은 그 전에도 여러 차례 축구협회로부터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르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그러나 지난 해 말에는 축구협회의 ‘삼고초려’를 뿌리치지 못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 상황이 너무 안 좋아 바라만 보는 게 무책임하다고 느꼈다. 다른 분야도 아니고 유소년 분야라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유소년 육성에 큰 관심을 가졌다. 201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유소년 축구센터를 건립했고 이듬해부터 꾸준히 유소년 대회를 개최해 왔다.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박지성(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1년 동안 박지성은 런던에 있을 때면 유스전략본부 실무자 등과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한국에 들어올 때면 사무실이 있는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직접 출근해 회의를 주재하며 업무를 챙겼다.
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 관계자는 “직원들도 처음엔 (박 본부장이) 이름만 걸어놓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나 박 본부장에겐 확실한 철학이 있었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았다. 파주에 올 때면 직원들과 2~3시간씩 허심탄회하게 회의한 적도 많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JS파운데이션이 주최하는 재능학생후원금 전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조만간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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