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났는데 양복이 문젠가요"…동료 결혼식 갔다 화재 진압한 소방관들
조회수 : 103 | 등록일 : 2018.12.11 (화)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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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방관들 서울 구로구 결혼식장 인근 화재진압해
소화전 끌어와 초기 진압..신속 대처 덕에 큰 피해 없어
정장입고 화재진압하는 사진 화제.."옷이야 빨면 되죠"

동료 결혼식에 갔다가 화재현장에서 불을 끈 이인구 인천 영종소방서 구조대원. (사진 = 영종소방서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대장님 지시 따라 진압활동을 벌여 신속히 불을 끌 수 있었어요.”

이인구(36·소방장) 인천 영종소방서 구조대원은 10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결혼식장 건물 1층에서 밖으로 나가는 데 불 타는 냄새가 나서 곧바로 대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방장은 지난 8일 낮 12시15분께 서울 구로구 개봉동 한 웨딩홀에서 열린 명기영(34·소방사) 영종소방서 구조대원의 결혼식에 갔다가 화재 현장을 마주쳤다.

당시 현장에는 전날 야간근무를 함께하고 오전 9시 퇴근했다가 결혼식에 온 이 소방장과 이연석(45·소방위) 구조대장 등 영종소방서 구조대 직원 5명이 있었다. 후배 결혼식 참석을 위해 모였던 만큼 모두 정장 차림이었다.

이들은 오전 11시에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뒤 웨딩홀 건물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이동하던 중 웨딩홀 인근 폐타이어가 쌓여 있는 곳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 키 높이 만큼 쌓여 있는 폐타이어에서는 불길이 솟구쳤고 샌드위치판넬로 된 외벽을 타고 4m 높이까지 번졌다.

이 소방장은 “이연석 대장은 곧바로 소화전과 소화기를 찾아오라고 했다”며 “불길 확산을 신속히 제압하기 위해서는 소화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대장의 지시를 받은 이 소방장과 이정태(40·소방장) 반장은 바로 앞 전자제품 매장에 들어가 옥내 소화전을 찾았다. 이 소방장은 “소화전을 찾아 물을 쏘는데 까지 채 1분이 안걸렸다”고 전했다.
 

이인구 인천 영종소방서 구조대원 등이 8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 폐타이어 화재현장에서 호스로 물을 뿌리며 진압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영종소방서 제공)

다른 동료 대원 2명은 인근 건물에 비치된 소화기를 가져와 화재진압에 가세했다. 불은 진압 3분 만에 꺼졌고 이 소방장 등은 뒤늦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지역 소방관들에게 상황을 인계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 소방장은 “불이 난 폐타이어 주변 1m 거리에 승용차가 주차돼 있어 차량으로 불이 번질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신속한 진압으로 불이 번지지 않고 사람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화재진압에 나선 탓이 이 소방장을 비롯해 대원 5명의 정장이 먼지와 그을음으로 더러워졌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소방장은 “옷이 더러워진 건 중요하지 않다. 불을 빨리 꺼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더러워진 옷은 세탁을 맡기면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불은 신속한 진화 덕에 폐타이어 주변 외벽 9㎡를 태우고 5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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