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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80대 노인을 주먹으로 때려 돈을 빼앗고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한달 동안 노인 3명을 폭행해 얻은 금품은 19만원과 버스카드 1장이 전부였다.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 정창근 부장판사는 강도치사, 강도상해, 강도 혐의로 기소된 A씨(59)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80대 노인까지… 노인만 노려
일용직 노동자 A씨는 지난 3월 7일 오후 2시께 서울 강북구 한 골목길에서 B할머니(88)를 건물 안으로 끌고 들어가 주먹으로 얼굴과 몸을 수차례 때려 경막하출혈 등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폭행으로 B할머니는 지난 5월 강북구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만성 경막하출형 상태에서 급성출혈' 등으로 숨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한 은행 앞에서 B할머니가 아들로부터 용돈 받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뒤에서 갑자기 돈을 뺏으려하다 할머니가 식당으로 달아났다. 그는 인근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한 시간 이상 식당 밖에서 할머니를 기다렸다. A씨는 할머니가 밖으로 나오자 할머니를 쫓아가 폭행하고 지갑, 양말 속에서 15만4000원을 빼앗았다.
A씨는 노인을 범행 대상으로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3월 9일 강북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C할아버지(67)를 따라가 폭행한 뒤 현금 3만원과 버스카드를 빼앗아 달아났다.
지난 3월 11일에는 성동구 한 아파트에서 D할아버지(71)에게 "돈 내놔"라고 한 뒤 발로 얼굴과 옆구리를 수차례 때린 뒤 6000원을 꺼내갔다. D할아버지는 A씨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졌다.
■"취약한 피해자 상대 범행"
A씨는 재판과정에서 B할머니 상해가 경미하고 유족들이 수술을 거부했기 때문에 할머니 죽음과 자신이 인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뇌염으로 수술 받은 뒤 기억력 저하된 점을 들어 심신미약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폭행으로 인해 할머니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A씨가 주장하던 심신미약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혼자 폐지를 주우러 다닐 정도로 건강했다"며 "그런데 피고인이 피해자 피가 바닥에 넓게 흐르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상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구타함으로서 폭행부위와 밀접한 급성 경막하출혈 등 상해가 발생했다"며 "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특별한 이유없이 초면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고, 특히 강도치사 범행 경우 80대 고령이고 체구가 왜소한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동종 징역형 전과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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