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바로 건축학개론
영화에서 승민에 대한 평가는 여초랑 남초에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줌.
남초: (20~40대 가릴것없이) 저거 내얘기네... 와 그 쪽팔렸던 스무살 그 서툴었던 실패한 사랑의기억. 가끔씩 잠결에 몸서리쳐지는 그 기억이 되살아난느낌. 그와중 몇몇 존잘 인기남들 승민에 공감못하는 승리자들 존재
여초: 그거 봤는데 남주 개 찌질해.. 저래놓고 여주를 썅년이라함?
물론 나중에 현재 서연과 승민의 제주도 마지막날밤 대화에서 많은 오해들이 풀리기도 하고 영화를 자세히봤거나 남녀심리를 충분히 이해할수있는 사람들은 딱히 저렇게 남자라고, 또는 여자라고 극명히 갈린 해석을 하고있진 않겠지만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저런편이었음.
왜이렇게됐을까 극중에서 사랑에 서툰 스무살 남녀심리를 해석하며 분석해보겠음
첫 과제였던 동네사진찍기, 두번째 과제였던 동네에서 먼곳사진찍기
"오늘 내 생일이다" / "생일이면 친구들이랑 놀아야되는거 아니야?" / "너는 내 친구 아니냐? 우리끼리 파티하자"
"난 아나운서가 돼서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할거야, 그때 집은 네가 지어줘 공짜로"
남자입장: 아 나를 친구로생각하는구나, 나중에 *돈 많은남자랑 결혼*할건가봐. 우리집 겁나 가난한데.. 나는 아닌가보다..
여자입장: 무려 생일날, 너랑 단둘이 개포동까지 버스타고 와서 하루종일 놀고가는거야, *집은 네가 지어줘!*
두 문장 전부 여자입장에선 에둘러서 나름 엄청 티를 내고있는데 남자입장에선 나는 아닌가보네?로 귀결됨
빈 집에서 만나서 압서방에 관해 승민과 서연의 대화,
압서방 차 얻어타고가던도중에 서연과 압서방이 나눈 대화.. 승민은 뒷자석에서 자는척.
"너도 재욱이 형 좋아해?" / "왜.. 좋아하면 안돼??.. 뭐 그래봤자.. 재욱오빠 나한테 관심도 없고"
"쟤(승민)랑 친해? 그럼 잘해보던가" / "어우 아니에요 무슨.."
"저거봐라 GUESS가 아니라 GEUSS야 ㅋㅋ" / "ㅋㅋ 진짜그러네"
"나중에 내 오피스텔 놀러와." / "진짜요? 오빠 시간될때... "
남자입장: *왜.. 좋아하면 안돼..?* 좋아하나보네
여자입장: *그래봤자 재욱오빠 나한테 관심도 없고..*
남자쪽입장에선 나는 더벅머리 숫기없는 평범남인데.. 서연이는 초면에 나한테 말도 막 까고.. 예쁘고.. 그러니까 존잘부자 재욱이형이랑 더 어울리겠지. 짝퉁티셔츠입은거 조롱당한거 겁나 쪽팔려.. 오피스텔까지 놀러가는구나. 3단콤보맞고 다운된상태
여자입장에선 생일날도 너랑놀았고, 과제도 항상 너랑같이했고, 전람회CD까지 선물햇고, 첫눈오는날 빈집에서 만나자고까지(시간상으론 이 이후)했는데.. 선배앞이라 어쩔수없이 대답했던것들, 같이 티셔츠 비웃은 실수아닌실수 등등으로 인해 본의아니게 남자를 KO시켜버림
그래서 이 모든게 여기와서 평가가 확 갈리게되는 복선이됨
압서방이 종강파티날 취한 수지 데려다주고 키스하려할때 숨어버리는 승민
남자입장: 고백하려고 추운데 계속 기다렸는데... 뭐야 선배 차 타고 왔네.. 키스하려하네? 우리가 사귀는사이도 아니고.. 썸좀탔다고 내가 나서서 막아? 멀어서 잘 안보이는데 서연이가 방금 거절한건가? 막아야하나?
근데 거절한게 아니면 어떡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살짝 튕기는건데 내가 설레발쳐서 나섰다가 둘이 벙쪄서 너 뮈야? 이럴거같기도하고.. 아니 둘이 차타고 같이 왔으면 끝난거아닌가.. 어.. 집에 같이들어가네? 진짜 끝났네..
나랑같이 과제하고 빈집에서 놀고 화분에 꽃도 심고.. 첫눈오는날 만나자고했던건 다 뭐였던거임? 어장당한건가.
여자(관객)입장: 아니 쟤 왜 숨는거야. 존나찌질하네 좋아하는여자가 강제 추행당하려하는데 암것도못하고. 뒤늦게와서 문에 귀대고 엿듣다가 도망가고..... 뭐임??? 택시기사한테는 대체 왜 화풀이해.
꺼져줄래...?
종강파티날 서연이랑 압서방이랑 아무 일도 없었다는 전재하에 글을쓰겠음. 영화내에서도 직접적인 언급은 없고 감독도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다는 코멘터리를 했지만. 서연이 담날아침, 전날이랑 똑같은 옷을입고 평범한표정으로 총총걸음으로 쓰레기봉투들고 집을 나섰다는점, 직후 아무렇지않게 승민한테 찾아와서 종강파티때 너 기다렸는데 왜 안왔어? 물어보러왔다는점..
또 사실은 전봇대밑 쓰레기장에 승민의 모형 집 발견했었고 이미 집앞에서 기다렸었다는걸 알고있었음.
남자입장: 서연네 집 문이 닫힌순간 이미 끝난거임. 안에서 무슨일이 있었던없었던.. 그냥 얘는 한학기내내 과제한답시고 나랑 붙어다니면서 은근슬쩍 나 계속 떠보다가 결국 압서방한테 가버린, 혹은 가버릴 존재라고 인식됨. 그래서 더 상처받기전에, 혹은 역으로 상처를주려고 꺼져달라고말함.
여자입장: 그렇게티를냈는데.. 지가 못알아먹어놓고 갑자기 급발진..? 꺼져달라고..? 어제 집앞에서 기다린거같던데.. 봤네.. 근데 아무일도없었는데.. 아니 따지고보면 내가 굳이 해명해야되는건가..
그렇게 둘 첫사랑은 서로간에 확실하지못했던점.. 오해와 실수로 점철되어 끝나버림.
"말해봐 너 왜 그때 나한테 잘해줬었어?"
"...널 좋아했으니까"
"오래도 걸렸네.."
"이걸 왜 아직까지..."
"니가 내 첫사랑이니까.."
미소와 함께 엔딩.
보너스. 극중에 승민 예비신부로나온 고준희에대한 시선
결혼준비를 해봤거나 아니면 하고있는 사람들중 이쪽에 감정이입을 하고 보게되는경우가 있는데 진짜 불쌍한캐릭임.
결혼날짜 다받아놓고 미국떠날 준비하고있는데 예랑 앞에 15년전 첫사랑이 나타남.
넉넉히 기한맞춰서 공사 끝내고 결혼준비 마무리하고싶은데. 자꾸 서연이가..서연이가.. 하면서 설계도 엎고 다시하고.. 계속 둘이 마주치고.. 공사현장도 제주도라서 자고오는날도 잦고.
심지어 제주도 마지막날 밤. "니가 내 첫사랑이었으니까.." 이후에 영화에서는 서연과 승민의 키스까지만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이엇을거라는 해석이 많음.
또 극중에서 본인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스크린에는 계속 드레스고를때나 신혼여행 비행기 안에서나 멍하게 넋나간 엄태웅표정도 계속 비춰지는게 더 한몫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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