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간 쏟아부어야 하는데
야근 못하는 상황에선 어려워
"대작 없어 보릿고개" 악순환
주 52시간 근무제의 직격탄으로 대작이 전무했던 올 게임업계가 '보릿고개'를 겪으며 우울한 성적을 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대부분 게임사들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모두 이번 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 넷마블의 매출은 5260억원, 영업이익은 67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39.8% 줄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44.47% 감소한 4038억원, 영업이익은 57.9% 감소한 1390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업계 빅3 중에선 넥슨만 매출은 6961억원으로 15%, 영업이익은 2381억원으로 4% 늘었다. 자회사 네오플이 온라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로 중국에서 선전한 결과다. 모바일게임 사업만 보면 넥슨도 큰 재미를 못봤다는 분석이다.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도 기울었다. 컴투스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4.7% 감소한 1198억원, 영업이익은 23% 줄어든 380억원을 기록했다. 게임빌은 올 3분기 동안 거둔 매출이 지난해보다 6.2% 줄어든 230억원으로 나타났고, 영업손실은 64.7% 늘어난 68억원이다. 같은 기간 위메이드는 영업손실 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 3분기 게임사 실적을 가른 것은 '신작효과'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정부가 지난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실시한 '주52시간 근무제' 대응을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하며 대형신작 출시를 미뤘다. 지난해 신작 11개를 발표한 넷마블은 올해 현재까지 7개만 내놓은 상태다. 15개를 내놓았던 2016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17개를 출시했던 넥슨은 올해 14개 정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신작 기근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근로환경이 지난해와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7월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에 대해 주52시간제를 의무화시켰다. 여기에 해당되는 게임사들은 정부가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주52시간제 맞춰 근무여건을 개선했다.
게임은 업종의 특성상 신작 출시 주기가 짧고, 개발 막바지에 인력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로 법적으로 시간을 제약당하자 게임 출시 시기를 늦추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게임 출시를 맞추기 위해 빈번했던 야근이 주 52근무제 도입 이후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근무 문화가 불과 몇 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지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달라지는 노동문화에 맞춰 부족한 일손을 충원해야 하는데, 업체들 대부분이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채용을 꺼리면서 게임 출시 일정이 미뤄지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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