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18일 외신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올해 통화정책에 관해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도 면밀히 고려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레이드오프는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관계다. 이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가중된 불안 요소로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그는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부채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며, 가계부채의 80% 정도가 변동금리 대출"이라며 "한국은 통화 긴축 및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경기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통화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경로보다 물가가 안 떨어지면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고, 더 떨어지면 성장과 금융 안정을 고민하면서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3일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향후 금리 동결'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은 "예상 가능했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금리인 3.5%를 정점으로 보는 시장 반응이 비합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기존 견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조됐던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많이 안정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진 것도 국채 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를 밝혔다.
댓글 작성 (0/1000) 비밀글 (체크하시면 운영자와 글 작성자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