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김민경 기자] "선배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나고 야구를 했다고 해서 선배가 아니다."
'후배' 추신수(41, SSG 랜더스)는 최근 한국프로야구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면서 야구계 '선배'들을 저격했다. 학교 폭력 징계 문제로 투수 안우진(24, 키움 히어로즈)이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점을 납득하기 어려워 했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우진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고, 제삼자로서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정말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잘될 재능을 지닌 선수인데, 나도 한국에서 야구를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게 정말 많다. 우리는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전 정지 징계도 다 받았다. 그런데 국제대회를 못 나가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야구 선배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나고 일찍 야구를 해서 선배가 아니다. 이렇게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선수를 보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되려 해야 하는데 지켜만 본다. 그게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계 대선배이자 안우진을 외면한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은 그래도 후배 추신수를 감쌌다. 내용이 어떻든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후배가 목소리를 낸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표현의 방식이 어떻게 됐든, 한국 야구를 걱정하는 후배의 마음을 존중한 것.
이 감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과 만나 "개인 소견이니까. 선수마다 생각은 있다. 다 프로야구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의도치 않게 시끄러워졌지만, 이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대표팀을 이끌려 한다. 대표팀은 2월 14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훈련을 하고, 오는 3월 9일부터 본격적으로 WBC 1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중국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이 감독은 미국에서 열리는 챔피언십 라운드(4강)까지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감독은 "야구 생각이 계속 나더라. 이제 시작됐구나 싶다. 지난해 7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될 때만 해도 몰랐는데, 이제 조금 실감이 난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회가 다가왔고,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 가능한 많은 경기를 해서 월드컵 때 열기를 다시 느끼게 하고 싶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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