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장에 처음 글을 올려봅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이 너무 떨리고 배가 아파옵니다. 글이 길고 두서 없을 수 있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초6 담임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초6 남학생으로부터 20-30회 폭행을 당했습니다. 이 학생은 키가 160cm대 초반, 몸무게는 70-80kg인 이 학생으로부터 얼굴 및 몸에 주먹질을 당하고 넘어지자 발길질을 당하고,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들어 바닥에 내리꽂아지는 등 쉴새없이 욕설 및 폭행을 당했습니다.
이 학생은 올해 5월에 특수반에 정서행동장애로 입급되었습니다. 3월 개학 후 5일차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옆자리에 밥먹던 여학생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지금까지 다른 학생들을 폭행한 적이 4-5회입니다. 3월에는 다른 학생을 때리는 것을 말린다는 이유로 저를 주먹으로 2회 때린적이 있습니다. 개새끼, 인성쓰레기 등 저에게 욕설한 것은 셀 수도 없으며 저에게 기분이 상하면 아동학대다. 신고할 수도 있다는 등의 협박을 하는 등 저는 이 학생 때문에 생전 처음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고 약을 먹고 있습니다. 이 학생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저는 체할 것 같고 위협감을 느끼며 불면증,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겪고 있습니다. 출근할 때마다 이 학생이 저를 또 때리면 어떻게 해야할지 상상했습니다. 112에 신고할까, 힘을 길러 막아볼까.. 처음 맞았을 때, 교보위를 열고 병가를 내도 된다고 장감님께서 말씀해주셨지만 아직 너무 학기 초이기도 하고, 다른 아이들이 참 예쁘고 좋아서 내가 이 아이들을 꼭 버리고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미안해서 특수반에 입급도 될 것이고 학교에서 많이 도와주시려고 해주셔서 참았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합니다. 하루에 1시간정도 특수반수업을 가고, 주2회 교내 상담실에 상담수업을 갑니다. 금요일 체육시간, 이전에 배우던 배구 경기를 다른 반과 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상대 반의 교과수업시간에 맞게 5교시로 체육시간을 변경하였습니다. 금요일 5교시는 그 학생이 상담수업을 가는 시간이었구요. 그 사실을 안 학생은 매 쉬는 시간마다 저에게 와 상담수업을 안 가면 안되냐고 계속 설득하려 하였습니다.
평소 이 학생은 교실에서 그 어떤 수업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습니다. 미술, 게임, 학습지 등을 3월부터 권유해보았지만 하지 않았고, 부모님께서도 학생이 싫은건 시키지 말라, 학교에만 잘 있다 오게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오로지 체육만 참여합니다. 3월에는 교과시간도 가기 싫어하여 한 두번 교실에서 쉬게 해주었더니 계속 안 가고 수업준비 하는 저를 방해하고 제 서랍과 캐비넷을 마음대로 열어보고 과자가 있으면 달라고 하였습니다. 아프다고 한 번 어머님께서 조퇴를 허락해주셨더니 그 이후로 주 3회 두 달여간을 계속 아프다고 전화하였고 조퇴하였습니다. 이러한 전적으로 보아, 이번에 허락하면 계속 상담수업, 특수반을 안 가게 해달라고 할 것으로 생각되어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교장 교감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께서 같이 정한 시간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 선생님도 아쉽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 다음에 다른 반과의 배구 시합을 네가 되는 시간에 다시 잡아주겠다. 라고 대답하였지만, 말이 먹히질 않았고 4교시 점심시간에는 상담선생님과 통화했는데 상담실에 가서 욕인지 분노인지 무언가를 표출한 것 같았습니다.
예비 종이 치기 5분 전, 상담실에서 온 것인지 다시 교실로 들어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두렵고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 일을 하는 척을 했습니다. 그러자 또 다시 설득을 시작했고, 저는 계속 같은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학생은 "선생님은 애들 생각은 안하죠?"라며 저를 도발했고, 당시 교실에 있던 7-8명 학생 중 한 명에게 저는 물었습니다. "OO야, 선생님이 애들 생각을 안하는 편이니?" "그런 편은 아니죠." 라고 대답해주었고, "들었니?" 라고 묻자, 어이없다는 듯이 뭐라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저의 실과책과 물건을 제 책상을 향해 집어던졌습니다.
"지금 어디서 선생님 책을 던져!"
"어쩌라고 개새끼야."
"며칠 전 수요일에도 영어시간에 영어선생님께 욕을 하여 곤란한 상황(영어선생님께서 교보위를 열어달라고 하셔서 교감님께서 부모님께 전화하심)인걸로 아는데, 또 이러는 것이냐."
욕+"그럼 때려줄까?/때려도 돼요?/때려야겠다" 등의 말
순간 저는 또 폭행에 대한 위협과 불안을 느끼고 만약에 진짜 맞는다면 신고를 해야할지, 해도될지를 고민하다 "만약에 또 선생님을 때린다면, 고소하겠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때부터 정말 미친듯이 맞았습니다. 얼굴, 눈, 뒷통수, 몸 등. 주먹질을 당하고 넘어지면 발길질을 당했습니다. 저는 분명 교실전화 옆에 서있었는데, 제 허리를 들어던져 반대쪽 바닥에 내리꽂아졌습니다. 몸이 붕 뜨는 순간 치마를 입고 있었고, 교실에 있는 7-8명의 아이들에게 혹시 속옷이 보이진 않을까 성적 수치심과 함께 떨어지는 충격에 눈 앞이 뿌얬습니다. 전화기 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맞아가며 전화기 쪽으로 갔고, 제가 수화기를 들자 저에게 가위를 던졌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탁상거울을 던지려고 했고, 제가 그건 다른 애들이 다칠 수 있으니 하지말라고 했지만 듣지 않고 제 쪽을 향해 거울을 던져 깨졌습니다. 수화기를 들고 112에 전화를 해도 될지, 어디에 전화를 해야할지 고민하다 결국 교감선생님께 전화드렸고 전화드린 후에도 계속 맞다 교감선생님께서 다른 남자선생님과 함께 오셔서 그 학생이 데리고 나가니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건실에 갔다가 조퇴를 한 후 병원에 갔습니다. 코피를 흘리며 부은 입과 턱, 병원에서는 한 쪽 손 반깁스와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끊어주었습니다. 집에 와보니 입안이 찢어졌고 얼굴과 몸에 멍이 여기저기.. 평소 다니던 정신과에서는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권유받았고, 이 직업을 계속 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불안장애, 적응장애, 우울증으로 진단서를 써주셨고.. 가족의 손이 몸에 닿기만 해도 저는 불편감과 긴장감, 움찔거림, 지독하게 싫은 감정을 느낍니다. 맞을 때의 느낌이 생각나서인지.. 저를 때리던 그 아이의 표정과 깨진거울과 함께 엉망이 된 제 자리가 계속 떠오릅니다. 다시 그 교실에 설 수 없을 것 같아요.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 이것저것 알아봐주시고 도와주시려 하셨습니다.. 근데 제가 해도 될지가 고민이 되는 건 제가 바보인걸까요. 겁이 많은걸까요. 요즘 뭐만 해도 아동학대라고 하니까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교보위는 절차가 있어서 빨라도 2주 뒤에 열린다고 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사과도 아니고 금전적인 이득은 필요도 없습니다. 사과를 받기에는 다시 그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요. 상상만 해도 소름끼쳐요. 금전적인건 그냥 병원비, 치료비 쓴 만큼만 받으면 되는데 공제회에서 지원해준다면 그 마저도 그 쪽에서 안받아도 됩니다.. 그 아이가 전학갔으면 좋겠어요. 공무상 병가도 신청해볼 계획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남편은 소송을 하자고 합니다. 저는 고민이 되구요.. 민사든 형사든, 촉법이라 처벌은 안받아도 보호감호나 기록에는 남는다고요. 서울교사노조에서 연결해준 변호사 분께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소송에 대해서.. 만약 소송을 진행할 생각이라면 교보위 결과를 기다릴 필요없이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여 시작하는 게 좋은 걸까요?
형사를 진행한다면, 이제라도 112에 신고를 해서 고발할 수 있나요?
학교 관계자분들은 제가 소송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실까요..? 제가 소송을 진행하면, 학교는 곤란한 입장이 되는 것인가요..?
학생 부모가 저를 아동학대로 고소할까 싶은 걱정이 듭니다. 평소에는 문제될 것이 없었고, 당일에 제가 "만약에 선생님을 또 때린다면 고소하겠다."라고 답한 말에 대해서요.
학생은 분노조절장애 때문에 정신과에 매주 갑니다. 분노조절장애만 있을 뿐 인지능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또래 인기있는 남자애들에게는 잘 보이려고 하고 과자를 가져와 나누어 주고, 때리는 학생을 보면 꼭 작고 마르고 학생 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약한 학생입니다.. 학부모님도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3월에 맞았을 때는 바로 전화하였으나 저에게 미안하다 한 마디 하지 않으셨고 그러면 애를 집으로 보내달라라고만 하셨습니다. 다른 학생을 때려서 전화드리면, 걔가 ~해서 우리애가 화가 난거다, 우리 애는 ~에 민감해서 흥분한거다 라는 식입니다.
이번에도 제가 그렇게 말했기에 저를 때렸다고 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신과에 가서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서 불면증, 불안장애 등이 심해졌다라는 진단서를 떼오시진 않을까. 그럼 난 아동학대인건가. 내가 맞고도 내가 무엇을 왜 걱정해야하는지 이 이상한 상황에 스트레스성 장염도 온 것 같고 안정제를 먹어도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습니다.
이전에 맞은 경력이 있는데도, 그 상황에서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 크게 문제가 될까요?
+추가질문: 정서행동장애로 특수반에 입급되어 매일 1시간 정도면 가는 아이면, 교보위에서 감경 조치될까요? 특수반이어도 장애등록이 안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던데, 장애등록이 안된경우면 감경 조치도 안되는건가요?
도와주세요.. 비슷한 사례나 경우, 법률적 조언, 그냥 조언 어떤 것이든지 감사하게 듣겠습니다..
-출처 초등교사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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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맞고도 본인이 아동학대 가해요소가 있는지 걱정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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